쿠싱증후군 내분비 일반적으로 쿠싱증후군이라고 하면 ‘얼굴이 붓고 복부 비만이 생기는 병’ 정도로 인식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 병의 본질은 단순한 체형 변화가 아니라, 내분비계 전체가 무너지는 현상에 있습니다. 우리 몸의 호르몬 시스템, 즉 내분비계는 뇌, 부신, 갑상선, 췌장 등 수많은 기관들이 정밀하게 소통하며 체내 균형을 유지합니다. 이 가운데 단 하나의 축이라도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다른 축도 함께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쿠싱증후군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쿠싱증후군 내분비 쿠싱증후군의 가장 핵심적인 내분비 변화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PA) 축의 이상입니다. 이 축은 스트레스 반응, 면역 조절, 대사 균형에 관여하는 코르티솔 시스템의 본거지입니다. 정상적인 경우, 시상하부 → CRH 분비 → 뇌하수체 → ACTH 분비 → 부신 → 코르티솔 생산으로 이어지는 피드백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하지만 쿠싱증후군에서는 이 피드백이 고장 나거나 무시되어 지속적으로 코르티솔이 과잉 생성됩니다.
시상하부 | CRH 분비 | 억제돼야 하지만 지속 활성 |
뇌하수체 | ACTH 생성 | 종양 등으로 과잉 분비 |
부신 피질 | 코르티솔 분비 | 음성 피드백 무력화로 폭주 상태 |
이처럼 HPA축은 모든 변화의 시발점이며, 이후 다른 내분비 축들에도 파장을 일으키게 됩니다.
쿠싱증후군에서 부신은 말 그대로 폭주하는 공장이 됩니다. 지속적인 ACTH 자극 혹은 부신 자체의 종양(선종 또는 암종)으로 인해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인 코르티솔이 무제한 생성되며, 이는 체내 거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뿐만 아니라 부신은 안드로겐(성호르몬), 알도스테론(전해질 조절 호르몬)도 분비하므로, 과잉 활성화될 경우 성기능 이상, 전해질 불균형까지 동반됩니다.
코르티솔 | 당뇨, 고혈압, 면역저하, 골다공증 |
DHEA (안드로겐) | 여드름, 다모증, 생리불순 |
알도스테론 | 저칼륨혈증, 고혈압, 부종 |
이처럼 부신의 과활성은 단순한 호르몬 과다를 넘어서 전신계 이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쿠싱증후군 내분비 코르티솔 과잉은 HPA축 이외의 다른 내분비 축에도 강력한 억제 작용을 합니다. 특히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 축(HPG축)이 억제되면서 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감소,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감소가 일어나며, 이로 인해 생식 능력 저하, 성욕 감소, 무월경, 불임 등의 문제가 나타납니다.
여성 | 무월경, 생리불순, 불임 | LH, FSH 억제 → 에스트로겐↓ |
남성 | 발기력 저하, 성욕 감소 | LH, FSH 억제 → 테스토스테론↓ |
이러한 성선 억제는 치료 후에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어 호르몬 대체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쿠싱증후군 환자에게 자주 동반되는 또 하나의 내분비 변화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입니다. 고코르티솔 상태에서는 시상하부에서 TRH(Thyrotropin-releasing hormone), 뇌하수체에서 TSH(Thyroid-stimulating hormone)의 분비가 억제되며, T3와 T4의 생성도 감소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피로, 추위 민감성, 체중 증가, 변비,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발생합니다.
TSH 감소 | 갑상선 자극 저하 |
T3, T4 감소 | 대사 저하, 체중 증가, 무기력 |
임상 증상 | 갑상선 기능 저하 유사 증상 출현 |
특히 갑상선 수치가 ‘정상 범위 안이지만 저하된 형태’인 서브클리니컬 상태도 흔히 발견됩니다.
코르티솔은 간에서 당 생성을 촉진하고, 말초 조직에서의 당 이용을 억제합니다. 이로 인해 췌장은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췌장 β세포가 소진되면서 당 조절이 어려워집니다. 쿠싱증후군은 제2형 당뇨병과 유사한 병태생리를 가지며, 환자의 40~60%가 고혈당이나 당뇨를 경험합니다.
간에서 포도당 생성↑ | 혈당 상승 |
인슐린 저항성↑ | 당 흡수 저하 |
β세포 스트레스↑ | 인슐린 분비 한계 도달 |
임상적 증상 | 고혈당, 체중 증가, 피로, 갈증 |
이러한 인슐린 기능 저하는 심혈관계 위험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쿠싱증후군 내분비 지속적인 코르티솔 상승은 성장호르몬(GH)의 분비도 억제시킵니다. 성장호르몬은 뼈, 근육, 지방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호르몬으로, 특히 청소년기 환자에서는 성장 지연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성인의 경우 GH 억제로 인해 근육 감소, 기력 저하, 지방 증가 등의 대사적 변화가 나타납니다.
성장호르몬(GH) | 근육량 감소, 피로, 성장 지연 |
IGF-1 (간접 지표) | 저하 시 대사 기능 저하 |
또한 성장호르몬의 저하와 코르티솔의 단백질 분해 작용이 겹쳐지면서 근감소증이 가속화됩니다.
쿠싱증후군 환자는 종종 고혈압과 부종, 저칼륨혈증을 동반합니다. 이는 미네랄코르티코이드 활성 증가 때문인데, 코르티솔이 고농도로 존재하면 알도스테론 수용체와 유사한 작용을 하여 나트륨 재흡수와 칼륨 배출을 증가시킵니다. 또한 항이뇨호르몬(ADH)의 작용도 억제되거나 과민 반응이 일어나면서 수분 정체, 희석성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코르티솔 | 과잉 | 알도스테론 유사 작용 |
알도스테론 | 상대적 과다 | 나트륨↑ / 칼륨↓ |
ADH | 민감도 변화 | 수분 과다 축적, 저나트륨혈증 |
이러한 내분비적 변화는 심혈관계, 신장기능, 뇌기능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쿠싱증후군 내분비 쿠싱증후군은 하나의 질환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실체는 내분비계 전체가 위기에 처한 상태입니다. 시상하부부터 뇌하수체, 부신, 갑상선, 성선, 췌장까지 서로 연결된 호르몬 시스템이 하나씩 무너지며 전신의 항상성을 붕괴시키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내분비계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매 순간, 조용히 생명을 유지하는 핵심 메커니즘입니다. 그만큼 정기적인 내분비 평가와 호르몬 균형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며,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 없이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는 작지만, 그 의미는 큽니다.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질 때, 몸 전체가 흔들립니다. 지금, 내분비계를 점검해보세요.